세븐틴

【한국어】 JxW (SEVENTEEN) 1ST SINGLE ALBUM ‘THIS MAN’ Audiobook-Part2

seven17771 2024. 6. 27. 21:55
세븐틴 정한x원우 싱글앨범 'This Man' 오디오북 Part2

 

https://www.youtube.com/watch?v=40doouM3jsI

 


어젯밤 꿈에서 그 남자를 봤어

여자가 말했다

그 남자? 검은 옷을 입고 나타나 소원을 들어준다는?”

다른 여자가 되물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남자는 미소와 함께 그들 앞에 주스 팩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그 남자가 누군데요?”

디스맨 괴담, 들어 보셨어요?”

여자들이 알려준 괴담은 남자가 알고 있는 괴담과는 좀 달랐다

 

당신도 이 남자를 본 적 있습니까?

이 남자는 당신의 귀에 속삭입니다

소원을 이룰 수 있는 곳으로 함께 가자고요

당신에게도 이루고 싶은 것이 있을 테지요

다시는 갈 수 없는 곳에 가고

다시는 만날 수 없다고 여긴 사람과 만나고

꿈을 이루고 행복해질 수도 있습니다

남자의 말은 진짜일까요?

당신, 그 대답에 응하겠습니까?

 

'확실한 건 검은 옷을 입은 그 남자가 무척이나 아름답다는 겁니다

그 누구라도 따라가고 싶지 않겠어요?'

 

남자는 여자가 알려준 괴담 소개 영상을 껐다

검은 액정에 무뚝뚝한 남자의 얼굴이 비쳤다

 

괴담은 괴담일 뿐이지

괴담의 시작이었던 남자가 중얼거렸다

 

괴담 채널의 마지막 멘트가 거슬렸다

'그 누구라도 따라가고 싶지 않겠어요?'

'따라가면 어디로 가게 되는 걸까요?‘

'소원을 들어준다는 말은 정말 사실일까요?'

 

소원을 이뤄주는 건 꿈에서나 가능하지

남자는 고층의 건물을 계단을 통해 걸어서 내려왔다

 

비상구 계단 구석에 누군가 웅크리고 있었다 남자는 다가가서 어깨를 흔들었다

상대는 평온한 얼굴로 깊게 잠들어 깨지 않는다

고른 숨소리를 내며 꿈을 유영했다

남자는 관리실을 호출한 뒤 건물에서 나와 버스에 올라탔다

맨 뒷자리에 앉아 앞을 보았다

전부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정거장에서 아무도 내리지 않았다

다들 깊은 잠에 빠진 것으로 보였다

남자 홀로 내려야 할 곳에서 내렸다

건물의 전광판에 디스맨을 찾는 전단지가 떠 있었다

당신도 이 남자를 본 적 있습니까?

다만 그 안의 얼굴은 맨 처음 떠돌던 것과 많이 달랐다

어둡고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화면이 지나가고, 송출 영상이 바뀌었다

'최근 졸음 운전 사고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날 새벽, 남자는 또다시 높은 곳에 섰다

도시의 풍경은 매일 매일과 같은 듯 달랐다

여전히 불은 꺼지지 않지만, 아주 미세하게 고요했다

 

전조등과 전조등 사이의 간격이 느슨하고

고층 빌딩의 불빛들도 빼곡하기보다 드문드문했다

 

먼 곳에서 큰 파열음이 났다

교통사고가 난 듯했다

 

건물의 조명들이 일제히 깜빡였다

어떤 불길한 조짐처럼

남자는 낮은 곳으로 가

지저분한 거리를 걸었다

 

평소라면 음악과 조명과 토악질과 웃음소리가 가득해야 할 골목이

고요하기만 했다

편의점 앞에 캔맥주를 들고서 웅크려 잠든 사람이 있었다

남자는 그 사람의 꿈에 들어갔다

꿈속에서 그 사람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다

온 가족이 집에 모여 윤기가 흐르는 강아지의 생일을 축하해 주었다

강아지가 혀를 내밀고 꼬리를 흔들었다

그 꿈에는 눈물과 후회의 농도가 짙어 아주 짜고 썼다

 

창밖은 기묘한 안개가 자욱했다

푸른 빛으로 반짝이는 안개였다

온 도시에 안개가 가득했다

 

남자가 주변을 둘러보느라 베란다로 나간 사이 현관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남자는 안쪽에 몸을 숨겼다

달라붙는 검은 옷을 입은, 창백한 남자였다

디스맨 괴담의 내용이 스쳐 지나갔다

창백한 디스맨은 자연스럽게 꿈의 주인 옆에 가서 섰다

그의 귀에 입술을 붙여 목소리를 속삭였다

 

이 꿈이 마음에 들어?

이곳에 더 있고 싶지 않니?

내가 소원을 들어 줄게

소원을 이룰 수 있는 곳으로 함께 가자

가지 않으면

생일 축하 노래가 그쳤다

좀 전까지 웃던 가족들이 인형 같은 무표정으로 꿈의 주인을 응시했다

,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그 모든 건 반짝이는 모래가 되어 사라졌다

홀로 남은 사람은 허망하게 모래 더미를 응시하다

젖은 얼굴로 창백한 남자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모든 게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꿈은 계속되었다

아마도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창백한 남자는 피곤함에 지친 얼굴로

생일 축하 노래가 들려오는 집을 뒤지더니

원하는 걸 찾지 못한 듯 밖으로 나섰다

 

남자는 베란다 안쪽에서 그 모든 걸 묵묵히 지켜보았다

이 집안의 모든 시계가 같은 시간에 멈춰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눈치챘다

847

 

창백한 남자가 사라진 후

그는 공허하게 파티를 계속하는 꿈의 주인에게 다가갔다

파티를 계속하는 건 좋은 걸까, 나쁜 걸까?

하지만 확실한 건 꿈은 깨지 않으면 매몰된다는 것이다

눈뜨지 않는 잠은 죽음과 같다는 것이다

 

남자가 앞에 서자 생일상도, 강아지도 가족들도

다시 모래로 흩어졌다 꿈의 주인은 박수를 멈추고 눈물을 흘렸다

도시의 모두를 사랑하는 남자는

그를 자신의 방식으로 돕고 싶을 뿐이었다

어쩌면 창백한 디스맨 역시 그런 마음일지도 몰랐다

남자는 그에게 입술을 붙이고 주문을 속삭여

깊은 잠을 선물한 뒤 집 밖으로 나왔다

 

남자가 지나가자 집안의 시계들이 움직이고

주변의 기계들 역시 전자음을 내며 작동했다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으므로

이제 꿈의 주인은 다시 눈뜰 수 있을 것이다

 

창백한 남자가 찾던 건 무엇이었을까?

남자는 적막한 꿈의 도시를 둘러보았다

본래 폐허에 가까웠을 흑색의 공간에는

의외로 불이 켜진 곳이 있었다

 

그곳에는 디스맨을 따라온 사람들이 행복한 꿈을 꾸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행복을 꿈에서만 좇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현실은 누구에게나 지루하고 고통스럽다는 걸 그는 알았다

하지만 과거의 꿈에 머물기보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응시하는 것 또한

나름의 방법이고 선택지라고 생각했다

남자는 악몽이 될 망정, 그들을 깨우고 싶었다

도시의 불빛이 꿈의 도시로 옮겨온다면 두 세계는 바뀔 것이다

꿈과 현실은 뒤엎어지고 사람들은 영영 흐르지 않는 847분의 감옥에 갇힐 것이다

 

꿈이 영원히 지속된다고 어떻게 믿을 수 있지?

그건 남자도 겪어보지 않아 짐작할 수 없었다

 

영원이란 미지의 개념이었다

그는 이곳에 갇힌 사람들을 자신이 사랑하는 도시로 돌려보내기로 결심했다

그때, 등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맨발로 뛰는 소리였다

 

남자는 뒤를 돌아보았다

아파트 복도의 끝에 덩그러니 선 기이한 형상이 있었다

눈 구멍이 뚫린 흰 천을 뒤집어쓰고 맨발로 선 모습

 

눈이 마주치자 흰 천을 뒤집어쓴 사람은 뒤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솜처럼 가볍게 달려 순식간에 시야에서 멀어졌다

남자는 그가 바로 창백한 디스맨이 찾아 헤매는 대상일지도 모르겠다고 짐작했다

 

그는 흰 천을 쫓아갔다

그것은 아주 희미해서 쫓아가기가 쉽지 않았다

지하실을 내려가 하수도를 지나 굴다리를 건너 한 거리 앞에 섰을 때

남자는 창백한 디스맨이 흰 천을 꽉 껴안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굴다리 위에 설치된 CCTV는 고장 난 지 오래였지만

남자가 나타나자 힘겹게 작동을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남자와 카메라는 같은 장면을 보았다

 

저화질의 CCTV 속 화면 흰 천 밑으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화면에 잡히는 건 슬퍼 보이는 검은 옷의 남자와 공허하게 뜬 실크 천 뿐이었다

 

그는, 창백한 디스맨은 혼자다

남자는 굴다리의 어둠 속에 몸을 숨겼다

 

고요한 거리에서 창백한 남자는 흰 천 안쪽의 눈동자를 바라봤다

사랑하는 A의 눈이 맞았다

무수한 사람들을 꿈의 도시로 불러들이고

그들의 꿈을 뒤진 끝에 되찾았다

 

이제 다시는 놓치지 않을 거라고

이 모호한 세계를 손에 잡히는 실제로 만드는 일만 남았다고

그는 되뇌었다

A의 얼굴이 보고 싶었지만

흰 천을 걷어낼 용기는 나지 않는다

 

천 위로 A의 뺨에 입을 맞추고 무심결에 시선을 돌렸을 때

창백한 남자는 거리 끝 굴다리에서 깜빡이는 붉은 점을 발견했다

 

이 도시의 모든 시계와 기계는 작동하지 않은 지 오래였다

붉은 점이 약 올리듯 깜빡였다

 

누가 저것을 작동시켰을까?

이 완벽한 요람에 불청객이 나타났나?

창백한 남자는 굴다리의 어둠을 집요하게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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